달력

03

« 2010/03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  

'서태지'에 해당되는 글 2

  1. 2009/01/26 뮤직뱅크가 좀 더 풍요로워 지려면…
  2. 2009/01/14 박중훈은 신해철에게 한 수 배워라! (18)

1년 전 자칭 타칭 대중가요 한 인기작곡가는 기자에게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토로했다.

M.net에만 가도 가수들이 무대 설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다. 무대도 훨씬 세련 돼 있다. 그런데 지상파 프로그램은 어떤 줄 아나. 음향도 M.net 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기득권을 못 버린다. 오후 늦게 방송 있어도 새벽 댓바람부터 불러내서 군기잡고 그런다.


리허설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말이 좀 과장된 것이 있다고는 치더라도 PD들의 이런 태도들이 꽤나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말은 동시에 지상파 프로그램의 위기를 드러내 주는 말이었다.




지난해 말 열린 <2008 골든디스크>를 이번 설 연휴에 봤다. 2008년을 휩쓸었던 원더걸스 <Nobody>의 리믹스 버전이 나왔다. 그런데 이전 리믹스 버전과는 또 달랐다. 선예, 예은, 소희, 선미, 유빈 등 5명이 보사노바, 테크토닉, 일렉트로니카 등으로 편곡된 <Nobody>를 각각 자신이 맡은 파트에 맞게 단독 무대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다른 가수들도 무대 세트도 다양하게 바뀌었다. 지상파 방송사가 주춤한 사이 그 사이를 뛰어난 기획력과 화려한 연출력으로 MKMF 등을 연출한 M.net의 힘이었다.

서태지, 다시 한 번 권위에 도전하다

얼마 전 서태지는 SBS <김정은의 초콜릿> 출연을 두고 편집 참여권, 최상의 음향시설 요구 등을 요구하며 설왕설래 했었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PD의 편집권을 넘보는 억지논리에 불과하다고도 주장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서태지의 이번 요구가 방송사 관행에 일침을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석은 이런 논쟁에서 공격받는 서태지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록 밴드가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가수들이야 미리 준비한 MR테이프(반주만 녹음한 테이프)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록밴드는 그럴 수 없다. 드럼이면 드럼, 키보드면 키보드, 밴드 악기 각각의 음향을 일정 수준으로 잡아낼 수 있는 설비와 전문 스태프가 국내 방송사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것도 생방송으로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방송사에서 갑-을 관계인 PD-가수의 관계에서 특히 음을 조율하기 까다로운 락 밴드는 음악 PD에게는 골칫거리다. 기피대상인 것은 사실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 리허설에 가수 1인당 부여된 시간은 길어야 30분 남짓이다. 신인은 10분 내외다. 카메라의 동선, 댄서들과 동선 협의, 스텝 회의 및 조명 회의 등을 짧은 시간 내 끝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드럼, 기타, 베이스, 신서사이즈 등 일일이 음을 조율하며 라이브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 밴드 음악은 힘들다. 드럼을 예로 들어보자. 풋베이스, 스네어 드럼, 스몰탐, 라지탐, 플로어탐, 하이햇 심벌, 크래쉬 심벌 등 대충 잡아도 9개가 넘는 각기 다른 소리들을 일일이 마이크를 대며 소리를 잡아야(마이킹, miking) 한다. 드럼만 짧게 잡아 30분정도 걸린다. 다른 악기들까지 소리 잡는데 고려하는 시간들을 고려하면 대략 남감 해진다. <뮤지뱅크>,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에서 밴드 음악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컸다. 그러나 늘 그렇듯 현실이라는 문제점에 부딪쳐 언제나 ‘사전녹화’라는 미봉책으로 피해가고 갔다. 그래서 서태지의 문제점 제기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사전심의 제도 폐지 등 관성화 된 제도를 부수는 데는 서태지가 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 논쟁은 서태지 출연이 무산됐지만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것은 문제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가수들은 자신들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무대를 원한다.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시스템, 노래의 편곡에 따라 무대 세트가 조절이 가능한 곳을 원한다. 이젠 ‘서태지 특혜논란’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좀 더 풍성한 논의를 해야 하는 이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판타스틱 냉장고

KBS '대한민국 일요일밤 박중훈 쇼'



최근 토크쇼의 형식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 차례 오고 갔다. 강호동의 ‘입담’으로 인기를 끈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나 ‘캐릭터 토크쇼’를 표방한 ‘라디오스타’는 그간 많은 이슈들을 생산했고,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으나 이런 형식의 토크쇼가 계속되도 괜찮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 발언의 당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진행자의 능력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는 KBS <대한민국 일요일밤 박중훈 쇼>의 박중훈이었다.

본인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것도 기자들을 불러 놓고 말이다. (나는 왜 안 불렀나. 나도 음식 잘 먹는데...). 아무튼 박중훈은 지난 7일 여의도 음식점에서 기자에게 최근 토크쇼의 형식에 대해 “무례함이 트렌드로 읽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석과 밤 11시대 TV에서 정제된 언어로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예의를 갖추고 말해야 한다. 내가 얼마든지 좌지우지 흔들었다 놨다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니다. 또 우리는 너무 무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초대 손님과 멱살을 잡고 싸우기 직전의 말도 하고, 면박을 주며 통쾌해하고, 불편할 정도로 모든 사실을 다 밝힌다. 무례한 질문을 해야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시대유감’이다.


어이쿠. 자신의 토크쇼에 불만을 제기하는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훈계(?)를 하고 말았다. 일견 타당한 주장도 있다. 그런데 그건 비평을 하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지 MC 박중훈이 할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MBC every1 <신해철의 스페셜 에디션>과 비교해보겠다.

‘박중훈 쇼’, 입담·구성·편집 3박자 모두 ‘에러’

이 둘의 인상만 놓고 보면 신해철은 ‘독하게’ 박중훈은 ‘부드럽게’가 연상된다. 하지만 그동안 3~4회분 진행된 프로그램을 놓고 MC로서의 자질에 대해 얘기하자면 사정은 달라진다. 박중훈이 그동안 게스트를 모셔 놓고 한 이야기가 뭔가. 장동건에게는 “이상형이 누구예요?”라고 묻고 정우성에게는 “이슬만 먹고 사나요”라고 묻는 질문의 의도가 뭘까. 손발이 오그라드는 짓이다.

1시간이 되는 토크쇼를 진지하게 끌어가기에는 그의 입담이 전적으로 부족해 보이고, 사람에 대한 준비가 치밀하지 못하다 보니까 구성력은 떨어져 보인다. 정통 토크쇼라는 관습에 묶이다 보니 돈은 많이 들였으나 갑갑해 보이는 스튜디오, 자막 없는 토크쇼라는 경직성을 드러내고 말았다.

장동건, 최진영, 정우성, 김태희 등 톱스타들을 잇달아 출연시키며 시청자 눈길 끌면서도 정작 시청률이나 화제 거리를 못 만들어 내는 것은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구성력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제까지 치고받던 3당 원내대표를 굳이 출연시켜 노래 부르는 것을 시청자에게 보기를 강요하는 것은 가히 폭력에 가깝다. 이건 토크쇼가 가져야 할 일관성의 부족을 넘어 KBS의 ‘스탠스’를 고민하다 결국 문제의 본질에는 가깝게 다가가지도 못하는 일종의 ‘삽질’이다.

‘신해철의 스페셜 에디션’, 진중함·오락성·구성력 3박자 고루 갖춰

“우리 시대 최고 스타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천재성을 살펴보는 토크쇼”

MBC every1 <신해철의 스페셜 에디션>은 이 한 마디로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신해철…>을 칭찬하는 이유는 기획의도를 프로그램에서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MBC every 1 '신해철의 스페셜 에디션'



<신해철…>은 1회 서태지를 비롯해 가수 비와 김창완을 초대했다. 박중훈이 영화배우를 초청한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점이다. 그러나 신해철은 음악이라는 장르에서 서태지, 비, 김창완과 완벽하게 교감하며 진중함을 이끌어냈다. 박중훈이 “요즘 토크쇼가 무례하다”며 불편함을 토로하는 것이 헛소리를 들릴 만큼 신해철은 50분의 시간을 밀도 있게 채워나간다.

가령 사이키델릭과 동요를 넘나드는 김창완의 산울림 역사성과 그를 추종하는 홍대 인디씬 장기하의 상관성을 이끌어 내는 것은 신해철이기에 가능하다. 메시아적 존재가 돼 버린 서태지를 둘러싼 신비주의와 상업성의 굴레를 간단하게 일갈하는 동시에 서태지의 6촌인 신해철이 시나위 시절 정현철을 반추해 내는 것은 신해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현격할 정도로 <박중훈 쇼>와 편집에서의 묘미가 드러나는 것은 <신해철의 스페셜 에디션>이 그 스타의 자서전에 가깝게 자료를 찾고, 주변인들을 인터뷰 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엿보이기 때문이다. 비편의 경우 비가 중3때 활동했던 ‘팬클럽’의 멤버를 찾아가 댄서였던 비가 정식 멤버로 합류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비의 스타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박진영의 입을 통해 들어야 했던 일상성에서도 벗어나는 일종의 ‘파격’이다.

결국 시청자들이 지금의 토크쇼에서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스타로 포장된 껍질 속에 있는 ‘사람’이다. 박중훈은 한 배우가 걸어온 길,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연기의 면면들을 인터뷰로 풀어내야 한다. 영화배우 박중훈이라고 하면 그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대 의류학과 김태희가 영화배우 김태희로 어떻게 변했는지, 고등학교 중퇴생 정우성이 영화 <비트>의 배역 '민'에 어떻게 몰입을 했는지, 시청자들은 초청된 게스트들의 면면을 보며 이런 깊숙한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 <박중훈 쇼>의 가장 큰 문제는 아주 치명적이게도 게스트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판타스틱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