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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문화'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1/11 고재열의 ‘고려대 뭉치기’를 경계한다. (10)

지난해부터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YTN 해직기자 6명의 후원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독설닷컴’에서 YTN 앞 집회 소식들을 알리며 1인 블로거로써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이슈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의 글을 보면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론을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조승호 기자가 고대 신방과 출신이고 그도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라는 것이다. 학벌이라는 기제가 고재열 기자로부터 다시 이렇게 작동되는 것을 보고 씁쓸함을 다시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고재열의 독설닷컴

취지는 이렇다. '고대 신방과' 출신으로 각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로부터 조승호 기자를 후원할 수 있는 후원인 100명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해직기자 6명 가운데 ‘고대 신방과’가 아닌 나머지 5명의 입장은 조금 ‘뻘쭘’ 해지는 것은 아닌가. 지난번 고재열 기자가 쓴 글 댓글에서도 봤지만, "고대가 아닌 사람도 응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며 고 기자의 글에 항의 아닌 항의를 하는 경우를 목격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승호 후원회’를 고대 신방과라는 이름을 빌어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가 최근에 '조승호 기자' 후원을 주장하며 쓴 글을 보면 이렇다.


조 선배가 먼저 간 후, 다들 제가 조직하고 있는 '조승호 후원회'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안비밀결사체'를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리중 누구라도 조승호 선배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기로 했습니다. 지난 'KBS 사태' 당시 사원행동에서 활동하던 동기와 후배가 다치기도 했습니다.

YTN에서 낙하산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선후배 KBS 사원행동 소속 선후배 MBC 본사와 지역 MBC 노조 선후배와
저처럼 언론노조 총파업에 관여하고 있는 교우들이 비상연락망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중 누구든 적들에게 당하면, 함께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You go, We go(네가 가면 우리도 간다)'라는 대사가 인상적인 소방관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를 좀 응용해서 우리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You bite, We bite(네가 우리를 물면, 우리도 너를 문다)' 우리는 신방과를 나왔으니까, '신방파'라고 부를 수도 있겠네요. ㅋㅋ


고 기자는 조승호 기자가 자기과 선배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통성명을 하고 학교를 알고 보니 선후배 사이었다고 고백한다.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고....이명박의 고대 인맥론을 비판하면서 결국 알고보니 '우리가 남이가' 이런 꼴을 스스로 인정해버린 셈이 됐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고 난 뒤 각 방송사나 신문사에 청와대 출입기자를 비롯해 보도국 간부들을 고대 출신을 최소 1명 이상 넣어두는 게 상식처럼 되버린 게 이 바닥 정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은가. 그러면서 이렇게 '학벌'을 조장해선 안 된다. 더구나 조중동도 아니고 시사인이지 않은가.

'학벌과 과로 줄세우기'가 한국사회에 얼마나 많은 병폐를 가져왔는지는 고 기자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고대는 교우회라는 악명높은 패거리 문화로 인해 안팎으로 비판받는 집단이다. 후배들끼리 결사체를 결성해서 돕는 것 취지의 순수성과는 별개로 '고대 신방과'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기 좋은 이유다. 거기다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PD수첩> 이춘근 PD 등을 동문이라며 이런 저런 글을 써 놓은 것을 볼 때는 '고대 뭉치기'를 경계하기 보단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사실 고재열 기자는 나에게 기자로서는 훨씬 선배이다. 고재열 선배는 내가 기자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시사저널에서 일하고 있었고, 시사저널 파업사태를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봐왔다. 시사저널 파업 사태를 다룬 '기자로 산다는 것'이란 책도 보면서 자본권력의 무서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후에 기자가 됐을 때 현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더구나 우리 매체(PD저널)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어렵게 섭외한 필자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사실 좀 어렵다. 또 이런 글이 자칫 좋은 명분을 가지고 하는 일에 찬물을 끼얹는 소리인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의도의 순수성과 다르게 “우리는 고대다”라는 패거리 문화를 그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느낀 게 나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적지 않을 수 없다. 아무도 이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쓴 걸 본 적이 없어서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고재열의 '고대 신방과 뭉치기'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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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판타스틱 냉장고